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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상품권을 찾아서 얻는 기쁨과 교훈

집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큰아들이 경영하는 식당이 있다. 식당에서는 소각이 가능해 폐기된 서류나 영수증도 여기서 없애 버리면 된다. 며칠 전 이런 종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가져갔다. 폐기할 종이를 모아 갖다 주었던 내가 이른 아침 아들네 식당으로 전화해서는 일하시는 아주머니에게 종이를 태웠는지를 다급하게 물었다. “지금 막 태우려고 하는 데요”라고 돌아오는 대답에 “아주머니! 그 종이에 불붙이지 마세요!”라고 소리를 쳤다. 사업자는 6개월 간격으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다. 그때마다 서류정리를 해 왔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 세금계산서나 각종 영수증을 한두 시간 정도 분류하는 것인데, 이것을 두고 아내는 나를 차분하고 꼼꼼한 남편이라고 한다. 칭찬인지 핀잔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45년을 살아왔기에 익숙하다. 방구석에 놓인 플라스틱 수납장 서랍에는 각종 서류가 가득 들어있다. 6개월간 생활하면서 모은 각종 영수증, 상품권, 응모권, 통지서 등 그때마다 생긴 것들을 정리도 하지 않은 채 아무렇게 넣어두었기에 좀 복잡하다. 며칠 전 그날도 방바닥에 앉아 서랍을 꺼내 놓고 돋보기를 쓴 채 차분하게 잘 분류하여 정리를 마쳤다. 필요한 것은 골라 보관하고 나머지 쓸모없는 것은 거실에 있는 작은 쓰레기통에 시원하게 구겨 넣었다. 이틀이 지난 아침이었다. 오늘은 온천욕을 마치고 마트에 들러 쇼핑을 하기로 했다. 아내가 작년에 쓰고 남은 상품권을 챙겨보라고 말하기에 엊그제 서랍을 정리할 때 본 것 같아 찾아보니 없었다. 이런 것 보관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아내가 가끔 말하는 차분하고 꼼꼼한 남편이라는 핀잔 같은 칭찬에 꼼짝없이 내 책임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승용차를 다 뒤져도 없다. 혼자서 요란법석을 떠는 내 모습을 보고 눈치를 챘는지 아내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나는 죄지은 사람처럼 머쓱하며 상품권이 없어졌다고 했다. 집 안 구석구석을 다 찾아봐도 없다. 왜 죄 없는 그 서랍을 열 번도 더 열어 봤는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기대해 보는 것은 거실에 있는 쓰레기통뿐이었다. 나이 먹은 탓에 분별력이 떨어져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기대하고 열어보았지만, 쓰레기는 하나도 없고 깨끗했다. 아뿔싸, 그저께 식당에 가져다 버린 것이 아닌가! 벌써 이틀이 지났으니 분명히 태웠으리라는 생각에 눈앞이 아찔해졌다. 전화를 해보니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는다. 마음이 조급해서 자동차를 타고 가보려다가 그만두고 집 안 구석구석 더 찾아보며 계속 전화를 했다. 순간적으로 성경의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느 여인이 잃어버린 드라크마를 애타게 찾는 이야기다. 한 드라크마는 무게가 4.3g의 고대 그리스 은화인데 장년 하루 품삯이라고 한다. 어쩌면 내가 잃어버린 상품권과 비슷한 것 같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어떤 여자가 열 드라크마가 있는데 하나를 잃어서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부지런히 찾다가 끝내 찾아낸 후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함께 잔치하며 즐겼다는 내용이다. 한 드라크마는 값어치로 따진다면 사실 별것이 아니다. 그런데 고대 이스라엘 관습에서는 약혼식 때 남자 쪽에서 여자에게 열 드라크마를 예쁜 줄에 꼬아서 선물하고 선물을 받은 신부는 그것을 머리에 장식하여 결혼식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만일 그중에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파혼까지 가는 매우 귀한 증표였다고 한다. 그러니 그중에 하나를 잃었으니 이 여인은 꿈속에서라도 잃은 그것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여인이 빗자루로 온 집안을 쓸면서 열심히 찾다가 결국 찾아내고 잔치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이 여자 주인공처럼 상품권을 찾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소각하지 않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계속했다. 드디어 전화가 연결되었다. 다짜고짜로 물어보니 태우려고 하는 중이란 것이다. “그것에 불붙이지 마세요!” 고함에 가까운 나의 외침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태우지 않은 것을 확인하니 마음이 놓이고 정신이 바로 돌아왔다. 오늘 아침에 온천욕을 하기로 한 것이 생각나서 목욕 도구를 챙겨 소각통 있는 곳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종전 같았으면 벌써 태워버렸을 것이 이틀이 지난 채 신기하게도 그대로 있었다. 나도 모르게 태우지 않은 사람과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 준 종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곳에 상품권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이윽고 널려진 종이를 뒤적거리며 찾아보았다. 꾸겨졌지만 봉투에 담긴 상품권 7장을 어렵지 않게 찾았다. 수십억 복권에 당첨된 사람의 마음이 이렇겠지 하면서 나는 기뻐서 탄성을 지르는데, 아내는 나보고 칠칠치 못하다고 눈을 흘기며 비웃음으로 빈정댔다. 아내의 그 모습마저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계획대로 온천욕을 마치고 쇼핑대금 6만 원을 상품권으로 기분 좋게 결재하고 집에 왔다. 그런데 문득 35여 년 전 농촌진흥청에서 과장으로 근무했던 지인이 복권 100만 원에 당첨되었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 최고 당첨금이 1억 원이었으니, 꽤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이 분은 반듯한 성품 탓에 허튼소리를 별로 안 했다. 그 부부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기로 굳게 약속했지만, 남편이 들통을 내 버렸다. 말을 하지 않고 있으려니 입이 근질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직장에서 공개적으로 자랑했더니 한턱내라는 성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당첨 턱을 내느라고 당첨금보다도 돈이 더 들었는데도 기뻤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물으니 “좋기는 하지만 잔치는 뭘?” 이렇게 말해놓고 내 눈치를 보더니 “그래요. 당신 맘대로 해요.” 하며 말을 돌렸다. “나도 잔치를 해보자. 나는 자발적으로 해 보자”고 결심을 했다. 그런데 그 생각은 금방 빗나가고 말았다. 식당을 하는 큰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돈은 나중에 줄 테니 식자재 좀 사다 달라는 것이었다. 곧 시장에 나가서 주문한 대로 사고 보니 남아 있던 상품권을 주고도 돈이 조금 모자랐다. 벌써 여러 번 이렇게 심부름을 해주고 돈을 받아본 일이 없기에 잔치고 뭐고 다 틀렸다고 생각하니 너털웃음이 나왔다. 비록 이웃과 잔치는 못 했지만, 잠시나마 베풀 생각을 했던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졌다. 100세 시대에 내 나이는 많은 것도 아닌데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해야겠다. 신중한 것은 꼭 필요한 자세이지만, 그것만으로 세상의 모든 일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조금의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으로 큰 화를 입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 행운이 따라야 한다. 나는 크리스천이기에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 사소한 것에서도 감사하며 덕을 쌓는 삶을 살면 어려움에서도 전화위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최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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